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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20140526 부작용의 부작용, 꿈, 목, 회사

 

 

 

 

부작용의 부작용

 

내성이 없는 편이고 원체 약빨이 오지게 잘 받는 체질이어서 그런지 약기운이 3일이나 가는 바람에 어마무시한 무기력증에 푹 절여져서 주말을 보냈다. 어제 밤까지도 묘하게 몽롱한 상태가 완전히 깨지 않길래, 오늘도 금방 잠들겠구나, 했는데 아니 왜 또. 잠이 안오지 뭐람. 덕분에 밤새 뒤척이다 두시간 자고 출근을 했는데... 주말 내내 되도록 움직이질 않고 쉬었던 탓인지 왠지 무지 쌩쌩하다.

그나저나 약기운이 도는 동안은 기분 참 이상했다. 굉장히 피곤하고 숨쉬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질 정도로 무기력했는데 그렇다고 우울해지거나 식욕이 없어지거나 하지도 않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맹-하고 만사가 귀찮아서 뭐가 어찌되든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기분이었다.

결론적으로 주말동안 먹을 거 다 먹고 안움직여서 체력이 비축된 모양.

몹시 상쾌하다.

 

 

 

 

 

그와중에 꿈을 꿨는데 드물게 동물이 나오는 꿈이었다.

첫번째 나왔던 동물은 어느 분식점 부부가 기르는 덩치 커다란 개였는데, 날은 겨울이었고 찬물에 빠졌다 나온건지 금새 개가 얼어붙었다. 무슨 날씨가 그모양인지 몇분 되지 않아 얼어서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로 몇발자국 걷다가 딱딱하게 얼어붙은 개의 앞 발이 부서졌다.-_- 그 모습을 개의 주인인 그 부부는 창문 너머로 아무 감흥 없는 표정으로 곁눈질하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 분식점 문을 열고 들어가 부부에게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웬 난로인지 열풍기인지, 그렇게 두대를 가지고 나와 개에게 쬐어주었다.

그 죽어가던 개가 몹시 고마워했는데 이 개의 말투가 아무리 봐도 동물이 아니라 여자 많이 상대해본 남자같은 느낌을 주었다. 왠지 좀, 아니, 많이 징그러워서 괜히 살려줬나 잠시 고민하다가 도로 죽게 놔두기 전에 그만 닥치라고 말했다.

 

두번째 꿈에는 말들이 떼거지로 나왔다. 큰 말 두마리가 선두에 있고 그 뒤로 자잘한 망아지들이 옹기종기 따르는데, 누구의 악취미인지 이 말들을 서로 묶어놓아서 같이 움직이게 만들어 두었다. 그런데 묶은 줄이 너무 짧아서 처음엔 괜찮았지만 나중에 이런 일이 생겼다. 이 말 무리들은 희한하게도 좁은 인도로 달렸는데 중간중간 블럭이 끝나는 곳에서조차 멈추질 못했다. 계속 달리다 어느 한 블럭이 끝나는 곳에서 트럭 두대가 말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선두의 두 말이 트럭을 넘어가기 위해 뛰어 올랐는데, 아까도 말했다시피 말들을 묶은 줄이 너무 짧아서, 앞의 말들이 뛰는 순간 그 말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뒤 따라오는 말의 목 언저리에 매어져 있는 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바람에 도약을 하기도 전에 페이스를 잃고 고꾸라지는 거였다. 그러면서도 앞의 말들은 절대 속도를 줄이지 않아서 뒤를 따르는 망아지들은 하나 둘씩 다리가 부러지고 목이 돌아가고 땅바닥에 질질 끌리고 하면서 여기저기 핏자국을 만들어 내며 온 동네를 휩쓸고 있었다.

 

오늘 꿈은 비교적 생생하네.

뭐야. 무섭게.

 

 

 

 

 

망했다. 그저께 어떻게 잠을 잘못 잤는지는 몰라도  오늘까지 오른쪽으로 목이 돌아가지 않는다.

 

 

 

 

회사

 

이바닥이 다 거기서 거기라서 업계를 떠나지 않는 한 사해에 갇혀 둥둥 떠돌게 될 듯한 느낌이었는데 정말 무지 들어가고 싶은 회사를 발견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는데 이것저것 알아보니 내가 원하는 방향이나, 관심있는 분야 등등이 딱 맞다.

이번 프로젝트 끝나는대로 알아보려고 한다. 이미 죽은 열정에 불을 지피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