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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20140521 입원, 미덕

 

 

 

 

입원

 

아파서 병원에 갔다가 오후에 나가겠다고 뻥을 쳐두고 오후에 출근했더니 엄마한테 카톡이 왔다. 동생이 기흉으로 병원에 입원했단다. 예전에 기흉으로 입원한 친구 병문안을 간 적이 있어서 사실 대수롭게 들리지는 않고, 엄마도 그냥 그런 반응이었다.

 

친구가 기흉으로 입원했던건 8~9년전쯤이었는데 잠시 위독(?)했던 순간이 두세번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중 한번은 D컵인 그애 여자친구가 옷 사이로 배까지 보일 정도로 파인 상의를 입고 병실에 들어와 그 친구 옆에 앉았을 때.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폐와 연결된 호스를 타고 피가 역류하는 것을 분명 난 본 것 같다. 그리고 한번은 예쁘장한 간호사가 저녁때 들렀다 갔는데 그날 밤에는 몸에 열이 올라서 좀 고생했다고 한다.

 

뭐 그런것만 조심하면 된대. 아멘.

 

 

 

 

미덕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갖추고자 했던 미덕은 '중용' 이었다. 어느 정도는 좌우 대칭에 대한 강박에서 비롯된 거였는데, 물질적인 부분이든 정신적인 부분이든 저울 위에 올려놓았을 때의 균형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올해 들어서 그보다 내게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일관성'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지나친 기복과 변덕때문에 어느 순간 내가 하는 말들은 어제 했던 얘기와 오늘 하는 얘기가 다르고, 이쪽에서 한 얘기와 저쪽에서 한 얘기가 달라지곤 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대수롭지않게 넘겼는데 나중에 가서는 '대체 나란 인간은 어느 쪽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되어버렸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발견된 일관성은 그가 몇달 전 했던 얘기, 저번주에 했던 얘기, 그리고 오늘 하는 얘기가 정확하게 표적을 꿰뚫듯 같은 선상에 놓여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에 비하면 난 내가 전에 무슨 감정적인 상태로 인해 어떤 얘길 했는지 도무지 기억조차 할 수도 없었고, 운이 좋게 어딘가에 기록을 남겨 놓아 발견하게 되자마자 '이게 내가 한 얘기가 맞나'하고 의아하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그 점에 대해 다소 열등감까지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컴플렉스가 되었다.

 

그의 말은 심플했다.

 

- 난 이미 다 얘기 했어. 몇번이고.

 

내게는 그런게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내 말들은 그때그때 즉흥적이었고 그 순간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그런 말들에 '지금에 한정한다'는 반드시 붙어야 하는 전제도 없이 원래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처럼 말해온 것 같다. 사실 가끔은 그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이라고 이렇게 유난을 떠나, 싶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일관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일관성.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특징과 개성은 가능한 심플한 몇 단어로 설명 가능한 편이 좋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일관성일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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