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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20140525 남의 비극, 거지 탈출

 

 

 

 

남의 비극

 

얼마전 페북에서도 한번 가볍게 으르렁(?)했던 얘기인데, 유독 남의 안좋은 일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안좋은 느낌이 쎄-하게 들었지만 모든 이야기 끝에 어떤 결론을 보여줄지 알 수 없으므로 꽤나 참을성을 발휘하여 기다렸지만 그런건 없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야?'라고 묻자 그렇다고 했다. 한번만 더 그런 쓰잘데기 없는거 물으면 뒈진다, 하고 농담조로 넘겼지만 사실 이것도 꽤 많이 참고 좋게좋게 얘기한 거였다. 타인의 불행을 고작 여흥거리로 삼다니. 솔직히 이런 사람들의 사려깊지 못한 부분은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 충분하기 때문에, 본인이 미처 몰랐다 하더라도 '변태'나 '관음증 환자' 라고 악의적인 막말로 매도하길 그리 주저하고 싶지도 않다.

 

오이디푸스 왕으로 대표되는 고대 그리스 시대의 비극 문학에 대한 수업을 들었을 때, 비극의 정서를 이렇게 설명했었다.

 

비극은 관객으로 하여금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시니컬하고 회의주의적인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었던 그때의 난 이걸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갔다.

 

오지게 불쌍하지만(연민) 내가 아니라 니가 주옥되서(공포) 차암 다행이란다! 야호!(카타르시스).

 

그러고 보면 며칠전엔 좀 소름끼치기까지 한 일이 있었는데, 모 대기업의 남녀 직원 두명의 동영상이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봤다. 카톡 단체방 두군데에 링크가 올라왔고, 이틀쯤 후에는 그 직원들의 퇴직처리 문서까지 올라왔다. 보나마나 신상은 다 털렸을테고 이게 타고타고 나한테까지 왔을 정도면 거의 대부분의 남자들이 다 알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신발. 무서워서 연애하겠나. 어쨋거나 그 두 사람 한국땅에 발붙이고 제대로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무서운건 그걸 도마위에 올려놓고 거리낌없이 신난다고 낄낄거리는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불쌍하지만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ㅈ돼서 참 다행이겠지. 하지만 그게 자기 인생이었어봐. 비극이란게 특별히 정해진 사람들만 겨냥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란걸 야무지게도 잊고 있는 그대들의 안이함 또한 비극적인데 그건 모르시네.

웃을 수 있어서 퍽이나 좋겠다.

 

 

 

 

거지 탈출

 

거지 탈출의 기미가 슬슬 보인다. 한달안에 계약 문제를 깔끔히 정리해주지 않으면 이쪽에서 역으로 빅엿을 먹여주리라, 하고 처음부터 잔뜩 독이 올라 이를 득득 갈고 있었는데. 하하. 아직도 그 문제는 마무리되진 않았쪄♡ 니기미. 물질적인 부분은 바라지도 않지만, 심적 보상이 좀 많이 필요하다.

 

이 꼬라지가 된 원인을 찾자면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난 정말이지 아무 대책도 없이 자취를 시작했고, 역시 아무 대책도 없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낙관만 가지고 한달 후 회사를 때려 치워버려서 오늘날까지 이 고생이다. 

 

참회합니다.

신이여 이새끼를 구원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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