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하룻동안 오며 가며 몇번쯤 거울을 보게 되었는데(그러고보면 대부분의 지하철 역사 안에 전신거울이 한두개쯤은 있는 것 같다) 왠지 얼굴이 다른날이랑 좀 다른 것 같았다. 인상인지, 머리 모양인지 알듯 모를듯 했는데 집에 와서 다시 거울을 봐도 그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길래 자꾸 신경 쓰여서 거울을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했는데.
모르겠네.
뭔가 평소에 비해 차분하고 온화한듯한데, 꼭 다른 사람을 보는 것처럼 당최 저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는걸.
기대와 실망
이 둘은 비례하기 마련이라는 얘기를 특히나 올해 들어서는 어느 누군가의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겹게 했다.
기대의 대상은 나, 타인, 세상의 세가지로 나누고, 실망의 결과로 자괴, 피로, 우울감 및 그것들로부터 파생되는 자존감 하락, 비관적인 마음, 무기력증 등등을 또 얘기했었다.
실은 올해 초에 나는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기대를 조금 더 내려놓았다. 될 대로 되라지, 하는 포기는 아니고, 과거의 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끊임없이 보여주는 힘들어하는 (한편으로는 꽤나 부조리한)모습에서 내 피로와 우울의 원인을 찾아버렸기 때문이다. 애초에 가지고 있던 기대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거나, 무리한 것이었음을 진작 몰랐던게 원인이었는데, 정작 내게 그걸 알도록 잘도 내 모습을 투영해주었던 그 사람은 역시 '과거의 나와 같으므로'라는 이유로 아직은 모르고 있다. 왜냐면 그런 것들은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합당해 보이기 때문에.
명제를 다룰 때 정리는 의심해도 공리는 너무도 근본적이고 당연한 문제라 의심할 여지조차 없는 것처럼. 그렇게 여겨지는 문제다보니 아마도 지금껏 그것을 문제삼아볼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다.
'이것은 당연한게 아니다' 라고 다시 정정하고, 보다 기대할만한 수준의 기대를 가지고 나서부터는 확실히 피로와 우울함이 줄어들었다
만. 만성적 습관이었던 탓에 사실 금방 사라지진 않네.
어쨋거나 그건 그렇고 요즘은 또 하나의, 너무도 깨고 싶었던 오랜 트라우마 비슷한 것을 야무지게 이겨내었으니 무리하지 말아야지.
좀 더 여유를 가지는 습관이 필요하다.
독후감
나는 독후감이...
쓰기 싫다!!
이럴거면 Book 폴더를 왜 만들었나 모르겠네 거참.
책을 읽는 중간에는 이것저것 떠들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그냥 쓰기 싫다. 왠지도 모르겠다.
읽다보면 막바지쯤 가서는 마음이 급해서 그만 읽고 싶은 마음과 싸우는 통에 의욕을 다 잃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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