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전략)
딱히 거만함에서 나온 거라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훌륭하다거나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식으로 사람의 우월함과 저열함을 가른다는 일 자체가, 그래서 누굴 닮거나 닮지 않으려 하는 의식적인 생각들이 적어도 이제는 내 주관 속에서는 거의 무의미한 일이나 마찬가지인게, 꼭 빛에서 가시광선이 차지하는 스펙트럼의 범위가 어처구니 없을만큼 좁은 것과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뭐 그것도 있고. 이 좁은 세상 안에는 보편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정답이 어디에든 존재한다는 것과 그 방향으로 대다수가 쏠려버리는 획일화에 대한 거부감도 있고.
그런데 약간의 허세심까지 내려놓고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가 그런 식의 모방과 획일화에 거부감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게 바보같아 보여서라기 보다는, 천성적으로 그렇게 되기 힘든, 그래서 획일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일수록 불리해지게 되는 성격 때문이겠지 뭐.
?
저 언빌리버블하고 깡패같은 오늘의 조회수는 다 뭐란 말인가.
재도전
밀란 쿤데라와 움베르토 에코 책은 좀 오래전에 100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GG쳤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암흑기(3~5월)동안 밀란 쿤데라를 다시 읽어봤더니 생각보다 잘 읽혔다. 오히려 어릴 때 어렵다고 집어던지길 잘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안그랬으면 그 시기에 다시 그 책을 굳이 꺼내보지 않았을게 분명하므로. 그래서 신나서 초기 작인 농담도 이어서 읽고 난 후에는 아예 밀란 쿤데라 전집을 사버리고 싶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어려울것 같다고 온갖 엄살을 떨면서 계속 미루다가 요즘 다시 도전했는데 이것도 전에 왜 못참고 포기했나 싶을만큼 잘 읽힌다. 애초에 장미의 이름은 별로 어려운 내용이 아니니 겁먹지 말라는 얘기를 몇번이고 들었는데도 문제는 그 얘길 한 사람이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머리가 좋은게 확실하기 때문에 전혀 와닿지가 않았고. 어쨋든 그래도 막상 읽어보니 꽤 흥미진진한데, 이 직전에 사실 강적이 하나 나타났다.
보르헤스의 픽션들
2주동안 두번이나 도전했지만 하루에 3~40페이지도 버거웠다.
됐어. 안봐.
십년 후에 두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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