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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20140624 이기, 醉

 

 

 

 

이기

 

그렇게 조심을 하고 신경을 썼건만 여전히 이기적인 인간이라고 평가된 이유는, 여러가지 핑계로 신경을 덜 쓰고 배려를 덜 했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이기적임과 이기적이지 않음을 철저히 내 입장에 근거한 혼자만의 기준으로 쉽게 판단해버렸기 때문이었다.

 

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할 문제를 가지고 몇달을 고민했다가 오늘 뜬금없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고는 맥이 탁 풀리네.

게다가 내가 그 비난을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상대가 의도적으로 악의를 가지고 던진 말이라고 멋대로 착각하고 미워하기까지 했다지. 어이쿠. 나도 참...

 

 

 

 

 

고백하자면 술취한 상태가 디폴트였으면 싶을 때가 자주 있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비교적 그런 생각이 뜸하게 들었지만, 오랫만에 그렇다.

그 어느때보다 바람직한 상태이니 이게 늘 그랬으면 싶은 때가.(깬 후에도, 또 그 이후에도 그 생각이 여전했으니 그저 취했을때만 하는 패기어린 생각은 아니다)

특별히 대단한 계기가 있는 건 아니고, 예를 들자면 어떤 곡을 들을때, 똑같은 곡인데도 취한 상태일때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이 있는데, 이게 나 자신에게 너무 유익하기도 하고, 심지어 취한 상태에서 그 곡을 들을 확률도 꽤나 희박하다보니 날이면 날마다 원한다고 같은 깊이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떤 특정 곡에 한정해서 만은 아니고 내가 계속 그런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상태였으면 싶은...

 

아. 내가 말하면서 뭐라는건지 잘 모르겠네. 꽐라구만.

말인지 망아지인지 당나귀인지 방구인지.

 

내일 정정하자.

귀찮으면 말구요.

 

 

 

 

(아마도)술깨면 삭제할 이야기

 

아. 진짜 개짜증난다.

나란 인간은 다자이오사무같은 패기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차선책으로 지행합일같은 미덕은 도무지 실천할 수도 없는 주제에 그동안 잘도 야무진 말들을 씨부렁댔고, 드디어 느닷없이 귀찮다고 방치해뒀던 그 언어 쓰레기들을 처분해야할 때가 되고 말았네. 그에 앞서 그래도 버릴 것과 간직할 것을 구분한답시고 하나하나 다시 되짚어나가기 시작했더니 내가 한 말들임에도 불구하고 '네가 감히 저따위 소릴 잘도 지껄였구나?'하고 자조할 수 밖에 없는 말, 말, 말들들 투성이다. 니기미.

 

나 스스로 그래도 어떻게든 꾸역꾸역 잘 해나가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 뿐이었지 전혀 아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될 줄 알았건만 되려 무가치하고 근거없는 낙관에 지나지 않았고, 그래서 되려 목전을 가리는 방해물밖에 되지 못했다는 또 충격적인 사실.

참. 바퀴벌레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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