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한번씩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나는 뭐든 망가뜨리고 싶은 파괴욕구를 주체하지 못했다. - --- 그 틈을 보았다. 감정 조절에 서툰 내가 쿨한척 스스로를 포장하는 모습을.
12월 6일_1
고대 그리스에 비극 문학이 발전한 이유는
타인의 불행을 보며 공포와 연민을 느끼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행하기 때문이라 합니다.
12월 6일_2
느닷없이 끌려간 회식에서 체하고 꽐라가 된 나에게, 새벽 네시에 전화해서 '왜 답문이 없냐'고 십오분을 땡깡부린 후에, '날 안 좋아하냐'하고 물어보면 제 점수는요?
12월 7일_1
12월 7일_2
12월 10일
별 이유없이 슬픈 날.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고.
12월 13일_1
생각보다 사람들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날씨가 얼마나 사람의 기분을 좌지우지하는지...
난 겨울에 태어났고 겨울을 사랑하지만, 추운게 싫다. 여건만 되면 겨울동안 남반구로 떠나있고 싶다. 끝나지 않는 여름안에서 무뎌지도록.
적어도 전부 다 잊혀져서 진심으로 웃을 수 있을 때까지는...
12월 13일_2
때때로 사람은 타인의 스케일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보지 않았으면서 나보단 경험이 없겠지. 나보다 찌질하겠지. 하고 무의식중에 한 수 아래로 본다.
물론 나도 어렸을 때 내가제일잘나가병에 걸려서 존니 나대다가 개쪽을 두세번 당하고 겸손을 되찾긴 했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우리 모두의 천성인 탓에 여전히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곤 한다.
...반성해야지.
12월 15일
내일 저녁은 누구랑 놀지? 생각하면서 짜파게티를 끓이고 있는데 기념일 알람이 울렸다.
친구의 기일을 알리는 알람.
미안해.
12월 17일_1
쿨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안 좋아한다는 증거이기도 하지.
12월 17일_2
특수한 상황에서의 공감대는 관계를 특별하게 만든다.
(중략)
하지만 그 기약없는 '조만간'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버렸다.
회사 생활에 데일대로 데인 사회부적응자. 그게 작년 겨울의 내 모습이었다. 회사의 '회'자만 나와도 파블로프의 개마냥 욕부터 나오던 일상을 보내던 중, 믿기 힘든 문자 한통을 받았던 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작년, 하고 이틀전. 나는, 내가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때를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을 잃었다.
내 나쁜 기억력으로 언제 조각조각 흩어지고 망각될지 모르는 추억을, 그리고 그 아이를 언제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12월 21일_1
전자든 후자든 어쨋든간에 우리는 엄청나게 물고 물어뜯기는 싸움을 할 것 같다. 그럼 싸움 후기는 이틀 후에.
12월 21일_2
나 자신만은 잃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 --- 내 세계 자체와 동일시했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합친 것보다도 컸을만큼. 그것도 미친거라면 충분히 미친건데, 심지어 그 상황을, 그 심각성을 자각조차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끝난날 꼭 이런 느낌이었다.
오랫동안 백일몽을 앓다가 깨어난 것 같은...
그리고 나서도 여전히 마음 한편에 실오라기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오늘. 완벽하게. 세계가. 박살이났다.
---
애증때문에 옳고 그름이 제대로 판단이 안된다.
12월 24일
성탄절이라 하지말고 교배절이라고 해보시지.
12월 30일_1
2년전 이맘때까지는.
(중략)
아이러니 하게도 그 날 그 자리에서 눈물이 났던 이유는 믿음을 배신당해서가 아니라 '사람은 다 똑같지만 내 사람은 다르다'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대체로 사람을 믿지 않았으니 배신당했다며 미워할 이유역시 없었다.
(중략)
그게 벌써 이렇게 2년을 넘겨가고 있다.
왜, 굳이 따지자면 피해자인 내가 괜찮다는데 항상 너희들은 괜찮지 못한걸까? 죄책감에 불편해 할만큼 착하게 행동했던 적도 없는데...
12월 30일_2
화가 나서 하지 못한 말들은 넘쳐날만큼 많아서 나 조차도 그때 그때 감정에 따라 겨우 꺼낼 수 있지, 전부 기억이 안난다. --- ------- --- 열마디 백마디 말을 한다 한들 모든 것을 설명해 내기가 힘들다. 당시에는 이야기들을 풀어 내는 일만으로도 일주일동안 하루 이십사시간이 모자랐으니.
오늘 드는 생각은 이렇다.
어쨋든 나는 너무 가치있는 것을 배웠다.
---- --- --- - -- ----- 그런 값진 경험을 하게 해주어서 고맙다. 누군가는 평생을 살아도 경험하지 못할 그것을 알려주어서...
물론 이것은 배신감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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