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6 술병, 꿈
술병
...에다가 냉방병까지 겹쳐서 이틀내내 꼼짝없이 침대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는데, 화요일이 기한인 기획안 수정은 둘째치고 내일 일어나서 출근이나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아...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지난 몇주간의 식습관과 음주 패턴을 보았을 때 이렇게 되지 않는게 이상하다 했지.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본의아니게 혼자 시간을 보내다보니 또 잡생각이 많아졌는데, 그 와중에 최근의 스트레스에 대해 나름 적절한 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아니면 반대로 매우 부적절 할 수도...
꿈
꼼짝없이 집에 붙어있는 관계로 게으름 부리기도 지쳐 아직 다 못읽은 융의 책을 보고있었는데, 아니마와 아니무스 부분을 읽던 중 어마무시하게 경악스러운(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실을 알았다.
스무살 이전 지겹게 꿔왔던 죽거나 죽이는 꿈이 문득 떠올랐다. 대체로 내가 죽이기보다는 살해당하는 쪽이었는데, 지금까지도 그때의 꿈들을 떠올리면서 대체 꿈에서 죽임을 당한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암시했던 걸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할 때마다 거의 당연스럽게 '죽음'에만 초점을 맞춰서 생각해 왔는데...
그랬는데, 방금 책에서 그 챕터를 읽은 후 문득 다시 떠올려보니, 꿈에서 나를 살해한 상대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을 때도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일 때도 있었지만 동성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여태껏 막연하게 '이러이러한 건가?'하고 추측했던 것들보다, '죽음'이라는 코드보다 어쩌면 그 점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