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말들 - 2012년 1월
1월 1일_1
난 딱히 복 안받아도 돼. 왜냐면 향후 5년정도는 무슨 일이 생겨도 2011년도 만큼 힘들진 않을 것 같거든>_<
했더니 모두들 숙연했다.
...동의하지마. 이것드라. 왠지 비참하단 말이다.
1월 1일_2
분해 분해 분해되어
가루가 되어
부드러운 바람이 부는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작년에 처음 배운 '슬픔'이 자주 찾아온다.
때때로 왜 하필 슬프게도, 사람으로 태어났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월 2일
올해도 저금리, 고환율 랠리가 계속 된단다.
정부에서는 내수를 활성화시킨다 하는데 정작 내수 업계에서는 이를 개드립으로 평가한단다.
3% 부자 증세라는 보기 드문 쇼맨쉽을 발휘했다는데. 워렌 버핏이 울고 가겠습니다 그려.
집값이 하락세인데 면면히 뜯어보면 저평수는 되려 올랐단다. 버블붕괴 막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뭐가 이따위야.
뉴스 끊어야겠다.
1월 4일_1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래야 할 때가 다와간다는 것을 느꼈다.
잉여 에너지 분출 비슷하다.
머리속에서 레이더가 돌아가는 기분이다.
1월 4일_2
꽤 야심작이었던 기획안은 우리 과장님의 희대의 막장 페이퍼와 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가면서 하얗게 불타 재가 되었다.
ㅊㅋ염.
유에서 무를 창조했구만. 공개입찰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제로로 수렴시키다니.
1월 8일
항상 선택권은 너에게 있다.
라고 말하면서도 왜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나중에 가서야 알았다.
결국 맨 마지막에 최종 결정권은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거였다.
1월 11일
디테일하게 느낌을 말하자면
(중략)...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날들의 연속이다.
그리고 오늘 낮에 그 마취가 풀려버렸었다. 계기는 나도 알 길이 없다. 절대로.
꽤 순수한 고통이라 되려 웃음이 나오고 만다.
1월 14일
당신의 가장 나쁜 잘못은 나를 끝까지 완벽하게 속이지 못했다는 겁니다.
1월 17일
우유부단 떠는 인간치고는 모순되게도, 불분명한 것들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나날들이 계속 되고 있었다. 불안감이 사람을 점점 히스테릭하게 만들더니, 급기야,------------.
칼자루는 내 손에 있는 편이 좋다.
1월18일
항상, 후회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는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일을 도중에 멈추지 못한다.
그러다 더이상 받을 상처가 없을 만큼 다 받고 나면, 너덜너덜 조각난 마음으로 '겨우 다 끝났다...'하고 웃고 만다.
경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살지만,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확실한 나쁜 경우를 굳이 경험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기를 중단하지 못한다.
그러한 식으로 더 큰 자극과 맞닿기 위해서, 불나방처럼 그곳을 향해 끊임없이 파고든다.
이건 연애얘기가 아니다.
1월 18일
아무리 믿음을 호소해도 이제 믿지 않는다. 언젠가는 배신으로 결론이 날 것 같아서.
배신당할 때 당하더라도, 나만은 믿어줄거야. 그 정도 리스크는 스스로 감수할 수 있어.
하고 자신있게 말했던 나는 이제 없는 모양이다.
그날 내게 돌아왔던건, 거봐, 믿지 말랬잖아. 하는 메피스토들의 빈정거림이었다.
1월21일
카톡을 보니 취중에 --- -------- ------ 억지, 땡깡을 부려댄 기록이 남아있다.
뭔가, 자제를 못한다. 적당히 해야 할텐데... 조만간 이러다 모두에게 미움받을 듯 싶다.
1월 24일
해결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이해해주기를 바랄 뿐이지.
1월 25일_1
장난이라면 너무 지나치고,
진심이라면 그것 또한 문제다.
1월 25일_2
사랑으로 사람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몇 안되는 걸로 보인다.
그런 멋진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만난 '운 좋은' 상대는 착각한다.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는게 자신의 능력에서 비롯된 줄로.
1월 25일_3
'아무짓도 하지 않는다'를 제외한, 니가 하려는 모든 짓은 너한테 마이너스가 될거야.
어째서냐고 물어보려다가 물어보나마나한 질문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네에네에- 이제 입에 침묵이라는 금을 두르고 얌전하게 찌그러져 있겠습니다.
굿나잇
...
1월 26일
늘 그렇다.
그들은 나를 구할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순간에, 나는 그들에게 구원받는다.
여튼, 어쨋든,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