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

지난 말들 - 2011년 11월

Robin! 2014. 4. 1. 02:24
11월 22일
물에 잠긴 옛 도시에 화려하게 치장을 한 코끼리 대여섯마리가 헤엄을 치며 지나가는 꿈을 꾸었다. 주변의 건물들은 갈색 벽돌로 지어졌는데 원래 것보다 더 커다란 태양빛이 비치는 수면 위는 보라색으로 빛났다. 소름끼치게 아름다웠다.

 

 

 

11월 25일
따로일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같이 있으면 둘다 미치게 되는
그런 코드를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아주 일부.

 

그것은 괴롭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끌린다.

 

 

 

11월 26일
 나는 빠르게 나 자신을 잃어갔다. 

천성적으로 어둡고 검은 것이 잘 어울리는 스스로에게 유화 물감으로 짙게 덧칠을 하듯, 원색과 밝은 색으로 겹겹이 포장했다. 듣는 노래 취향을 바꾸고, 가끔 가던 전시회에는 발길을 끊었고, 스릴러 대신 액션을 즐겨보았다. 딱딱하게 부러지는 거칠음 보다는 유연한 웃음과 적당한 위선과 프라이드로 똘똘뭉친 오만함을. 언제 어느 곳에 있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 임기응변에 능하고 수완이 좋은 능구렁이 악녀.

- ---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이었으니까.

꿈이 깨어지고, 나는 그동안의 참아왔던 천성적인 ---을 한꺼번에 토해내고 있다. 지금도.
그래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이질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 뭐였을까. 

 

 

 

 

 

출처는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