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s

계절과 사랑

Robin! 2014. 6. 2. 03:03

여름보다 겨울의 사랑이 더 로맨틱하다는 인상을 주는데 사실 그건 아닌 것 같다. 겨울 속의 포근함을 바라는 감성의 밑에는 그 자체로 어느정도 이성적인 계산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겪어본 적이 없더라도 모든 겨울의 마케팅과 문화들이 그 방향으로 흘러가다보니 막연하게 '그러려니'하고 학습된 부분도 없지않아 있다. 순수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성에서 비롯된 감상만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여름 속에서의 사랑은 그런 '의도적으로 더 끈끈하고자 하는' 습관적이고 의식적인 욕구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덥잖아. 너와 나 사이에 언제든 들어찰 수 있는 땀이 도사리고 있을텐데. 다소 그런 긴장감이 있고 겨울에 비해 로맨틱함에 대한 기대가 필연적으로 적어지지 않나 싶다.

 

그런데 모든 행운이나 행복은 대체로 기대하지 않았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곤 한다.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당시에는 의식하기 힘들지만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겨울에 겪는 사랑은 따듯하고 포근한 인상을 주는 데에서 그치지만 여름에 겪는 사랑은 말그대로 열병같다.

 

적어도 난 그렇다.